2006

9월 28일 나에게 홀연 이별을 고하고 떠난 것들

eunic 2008. 6. 29. 03:48

만년필 잉크를 가는데

오늘따라 냄새가 심했다.

파란색 잉크와 붉은색 섞어서 만들던

Eunic 표보라색 잉크에 대한 감정이 고만고만해졌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게 다 부질없어 보이고, 감정이 시들어진다.

그래서 영원한 것을 찾아헤맨다.

사랑할 사람. 최고의 책, 최고의 물건.

그런 것을 위해 찾아헤맨 결과

불완전한 기억이 최고였던 것처럼 마구 그리워졌다.

***,

이탈리아 전래동화(물고기 소년의 용기),

없어진 타자기 등등

(아, 우리개 진주까지)

그래, 내 의지나 내 감정이 적절한 상태에 오기 전에 없어지거나,

나에게 홀연 이별을 고하고 떠난 것들이었다.

불완전한 기억이 '최고'를 선물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