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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응.

눈 감아봐. 뭐가 보여?

- 그냥 깜깜하기만 해.

거기가 옛날에 내가 살던 곳이야.

- 어딘데?

깊고 깊은 바다속... 난 거기서 헤엄쳐 나왔어.

그곳은 빛도 소리도 없고 바람도 안 불고 비도 안 와.

정적만이 있을 뿐이지.

-외로웠겠다.

별로 외롭지도 않아.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그냥... 천천히 천천히 시간이 흐를 뿐이지.

난 두번 다시 거기로 돌아가진 못할거야.

언젠가 네가 사라지고 나면 난 길 잃은 조개껍질처럼

혼자 깊은 바다 밑을 데굴데굴 굴러다니겠지.

"언젠가 그를 사랑하지 않는 날이 올거야."

베르나르는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는 언젠가는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지.

우린 또 다시 고독해지고 모든 게 다 그래.

그냥 흘러간 1년의 세월이 있을 뿐이지."

"네, 알아요." 조제가 말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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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unic

2008년을 시작하며

2008 2008. 12. 27. 21:51

30 역사에 남을만한 사랑을 하고 싶던 10대 시절을 비웃고,

추억이 될 만한 사랑을 하고 싶던 20대 시절을 애상하며

이제는 사랑이 전부가 아니라고 30대의 나를 위로한다 -ylstar1

31드라마 같던 세상이 다큐멘터리가 되어 다가온다-fafa5326

35 도전을 겁낸다면 꿈을 이룰 수 없다 -pinkris

37 날 꼭 닮아가는 한 존재로 인해 내 삶이 풍요로워짐을 느낀다 -shmh0221

53 사상 네번째 여성총경에 오른 경찰청 청소년 과장 봉태옥 총경은

'일과 결혼한 여성'이라는 별명을 버리고 53세의 나이에 결혼식을 올렸다

62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처음 스키를 배웠다.

그는 "후회가 꿈을 대신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늙기 시작한다"고 했다. - kaist42

94그동안 살아온 인생의 필름들을 돌려보며

그래도 자르고 싶은 부분보다

인화하고 싶은 필름이 더 많다는 것에 감사한다. -cat703

<Bravo My Life> 중에서 발췌

조금씩 내 명함을 만들어가는 것 같다.

-김남진 인터뷰, <씨네21>중에서

시간은 오래 지속된다. 선한 지향을 가진 사람일수록 더욱 단단해져야 한다.

-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장 <한겨레> 칼럼 중에서

: 다이어리를 사면 한 해의 화두로 삼고 살아가고자 하는 말을 맨 앞장에 써놓게 되는데

올해는 이 세개였다. 내 명함을만들어가는 한 해가 되고 싶었고,

선한 지향을 가진 사람일수록 더 흔들리지 않고 꿋꿋해야 한다는 말을 되새기고 싶었다.

그런데 흔들렸다. 결국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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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unic

남자라는 존재가 나에게 따뜻한 위로를 한다.

영수 선배 이후로 참 오랜만이었다.

그가 나 때문에 흘리는지, 지난날 그의 이야기를 하다 감정에 취했는지는 모르지만...

그의 붉어진 눈가를 본 순간... 위로가 됐다.

그래, 같이 아파해주는 것 그 이상으로 더 큰 위로란 없지.

남자에게 너무나 인색한 나는 그 붉어진 눈가가 잊혀지지 않았다.

내 마음이 녹아버렸다.

중간에 일을 다짜고짜 안하겠다는 나를 설득하려 하지 않았다.

대신 잘못된 것이나 부당한 것에 결벽증적인 성격으로

내 재능을 발휘할 기회를 잃어버리게 될까봐 내 미래만을 걱정했다.

자신의 일이 어떻게 되는 건 나중 문제인 듯이.

나를 항상 아껴주고 생각해주었다.

내 재능을 어떻게 하면 키워줄까 매일 나를 혼냈던 사람.

그냥 아빠 같았던 사람.

나이 많은 남자는 항상 어려웠었는데, 그걸 극복하게 해준 사람.

그냥 무성적인 존재였었는데, 좋은 사람이기만 했었는데....

그날 그가 내 남은 생을 함께 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왜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좋은 사람과

결혼을 하는지도 어렴풋이 알 것도 같았다.

바람의 화원에서 왜 신윤복이 김홍도를 사랑하는지 알 것도 같다.

며칠 뒤,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아마 그가 아랍사람이었다면 **씨를 부인으로 거뒀을 거야.

그만큼 **씨를 생각해.

그 말을 들은 순간 표현이 너무 재밌어 웃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정말 그가 나를 아껴주었던 게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렇게 느꼈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 고맙다고 말했어야 했는데,

나는 대못 박고 나왔구나. 미안한데 이 얄팍한 자존심 때문에

전화를 못하고 있다. 내년에 해야지.

그가 혹시 내 미안해하는 마음을 슬쩍 보고 가길 바라면서 여기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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