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청소를 해댄다. ebs radio를 들으며.

청소를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질리지 않는다.

청소가 적성에 맞는다는 사실이 싫다.

베짱이처럼 노래를 부르면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이길 바랬는데...

개미다. 나는.

오로지 현상유지 밖에 할 줄 모르는.

옛 것이나 끄집어내서 피식 웃는 것 밖에 모르는.

뭘 해도 창조적으로 살길 바랬는데...

점점 멀어져간다.

Posted by eunic

8월 9일 멋진 구름

2009 2010. 1. 1. 09:09

거실 창으로 '천공의 섬 라퓨타'에 나올법한 멋진 구름이 잔뜩 들어와 있다.

입체감이 확 살아있는 구름이다.

이 구름이야말로 어디서 돈 주고 볼 수 없는 장관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몇 줄 쓰는 동안 예쁜 구름 3조각이 창밖으로 달아나 버렸다.

산을 오르고, 폭포를 보는 게 지겨워지면

사람들이 미래에는 예쁜 구름을 보러 상공으로 여행을 가거나

하늘에 꽉 찬 별을 보러 아프리카로, 오지로 갈지도 모르겠다는 상상을 해본다.

아름다움을 보면 감사한 마음이 들고,

이걸 꼭 자본주의 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

이게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만한 가치가 될 건가를 생각하게 된다.

그런 내가 참 천박해 보이지만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사고가 이어진다.

언니는 논산 가고, 여동생은 미국 가서 나만 혼자 있는 빈집에 앉아

뭘 하지도, 뭘 구상하지도 않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혼자 살게 된다면 정말 못 살 것 같다는 생각만 든다.

이것이 외로움인가.

Posted by eunic

대전에 면접 때문에 내려가는데

지수와 샨이가 버스를 타고 서대전역으로 마중나온다는 것이었다.

오랜만에 내 얼굴에환하게 미소가 번졌다.

지수가 메세지를 보냈다.

"이모 부담스럽지. 우리들이 심하게 좋아해서."

행복했다.

오랜만에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Posted by eunic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존재의 이유가

"그 사람 때문에" "그 사람을 위해"가 된다.

그러나 지금 보니 아니다.

인생에서 항상 맛볼 수 없는 감정의 엑스터시를 꽉 잡고 놔주지 않으려는

내 이기심의 다른 표현이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밝고 씩씩하고 당당했던 여자애가

자신의 여자친구가 되자 투정하고, 울고, 요구하고,

다른 사람이 되는 걸 그들이 못 받아들인 것 같다.

Posted by eunic

상실이 어떤 것이란 걸 알아버렸다.

세상 모든 것에 덧없음이 씌어진다.

살아가는 이유가 없어지는 것.

"고독이 아편처럼 느껴질지라도 타인만이 우리를 구원한다."

- 폴란드의 저항시인 아담 자가예프스키

Posted by eunic

2009년을 시작하며

2009 2009. 12. 31. 19:47

우리가 한 일에 대한 후회는

시간이 누그러뜨릴 수 있지만

우리가 하지 않았던 일에 대한 후회는

위로할 길이 없다.

- Sydney J. Harris

I´m walking on air

I´m on cloud nine

고양아 여기 생선 있다. 담 넘어와라

Posted by eu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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