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97건

  1. 2011.06.26 00월 00일 생애 유일한 사랑
  2. 2011.01.03 남자친구는 많은데 애인이없는 3가지 이유
  3. 2010.12.14 시간은 모태솔로의 편
  4. 2010.11.30 태엽을 감는 시간
  5. 2010.11.08 8월 6일 누군가에게 스며든다
  6. 2010.11.08 10월 5일 내 삶의 풍족함을 위해 다른 한 사람을 소비했다
  7. 2010.11.08 9월 12일 생산적인 연애
  8. 2010.11.08 7월 13일 국가의 명예를 생각하다
  9. 2010.11.08 11월 7일 꿈만으로 끝나는 게 상처가 된다
  10. 2010.11.08 11월 1일 내 품성에 비해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11. 2010.11.08 6월 00일 백석의 수라 -나는 가슴이 메이는 듯하다
  12. 2010.09.20 9월 10일 멋진 view
  13. 2010.01.01 8월 10일 베짱이가 되길 바랬는데, 난 천상 개미인가.
  14. 2010.01.01 8월 9일 멋진 구름
  15. 2010.01.01 8월 4일 부담스럽지? 우리가 심하게 좋아해서...
  16. 2009.12.31 8월 3일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17. 2009.12.31 7월 2일 고독이 아편처럼 느껴질지라도
  18. 2009.12.31 2009년을 시작하며
  19. 2009.06.08 8월 29일 누군가를 좋아하면 싫은 것 한 가지. 1
  20. 2009.06.08 7월 29일 종을 넘어선 소울메이트
  21. 2009.06.08 2월 20일 당신의 얼굴이 점점 커져서 온 우주를 채운다
  22. 2009.06.08 12월 14일 헤어짐
  23. 2009.06.08 10월 16일 YTN에서 낸 퀴즈~
  24. 2008.12.27 2월 24일 다시 조제를 떠올리다
  25. 2008.12.27 2008년을 시작하며
  26. 2008.12.27 1월 29일 모든 노래가 내 얘기처럼
  27. 2008.12.27 1월 19일 미련도 오늘까지만...
  28. 2008.12.27 12월 7일 사람이 아니라 사랑을 사랑한다지만...
  29. 2008.12.27 2001년을 시작하며
  30. 2008.11.06 당신이 아랍사람이었다면.... 1


생애 유일한 사랑

살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여럿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제 그 아니면 안 되는 걸 안다.

사랑은 단 한번, 딱 한번 온다.

Posted by eunic

남자친구는 많은데 애인이없는 3가지 이유

BY : 라이너스 김종오 | 2011.01.02 |

일상에선 직장일과 반복되는 일상에 찌들어있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블로그의 세계로 오면 저는 라이너스라는 블로거로 변신을 합니다. 연애 관련 글을 주로 쓰다보니 가끔 결혼정보회사에 다니는건 아니냐는 엉뚱한 질문을 받곤 하지만, 실제로는 글쓰는 걸 좋아하고 인간심리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30세 남자랍니다. 현재 다음 view 황금펜 베스트 블로거, 올블로그 베스트 블로그, 티스토리 우수블로그로 활동 중입니다..

“저는 남자친구는 많은데 애인이 없어요.”

어떤 솔로 여성의 하소연이다. 이게 무슨말일까. 주변 남자들은 분명 트럭 10대에 가득 채울 수 있을만큼 넘치고 넘쳐흐른다는데 대체 왜 애인이 안생긴다는걸까. 물고기가 별로 없는 낚시터에서는 아무리 낚시대를 드리워도 물고기 한마리 잡기가 힘들지만, 물 반 고기 반인 어장에서는 물 안에 손을 넣고 몇번 휘젓기만해도 단숨에 몇마리는 걸려져 나올 것 같은데… 대체 왜?

여중-여고-여대의 3단계 모태 솔로 코스를 차곡차곡 밟아나가신 정통파(응?) 솔로가 있는가하면, 남녀공학중-남녀공학고-일반대학이란 3단계 배부른 코스에 보너스를 밟아갔음에도 정작 애인은 없다고 하소연하는 풍요 속의 빈곤형 솔로들도 의외로 많다. 이유를 알아야 진단이 가능한 법. 지금부터 주변에 남자들이 넘쳐흐르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내 남자는 없다는, 마치 버뮤다 삼각지대나 피라미드의 신비만큼이나 놀라운 현상에 대해 알아보도록하고, 그 원인과 대처 방안을 철저하게 분석해보록하자. 당신에게 남자친구는 많은데 애인이 없는 3가지 이유!

1. 풍요속의 빈곤

당신 주변에는 분명 수많은 남자들이 바글거린다. 좋은 오빠, 좋은 동생, 좋은 친구들… 다들 너무나도 괜찮은 사람들이고, 그 중 한 명이 고백해온다면 바로 불행 끝 행복 시작이겠지만 정작 그 남자들은 당신을 그저 친구로만 볼뿐이다. 이렇게 된 이상 어쩌겠어. 결국 이미 당신을 좋은 남동생 좋은 형(응?)으로 보는 당신 ‘주변 ’ 남자들보단 ‘외부’에서 온 남자가 당신을 여자로 봐줘야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여기서 또다시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외부’에서 당신을 괜찮다고 생각하고, 접근해볼까 마음을 먹었던 남자라도… 바로 당신 ‘주변’의 그 남자들 때문에 당신에게 다가가려는 시도 자체를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것.

“왠 남자랑 밥먹네. 남자친구가 있나봐.”

“저 남자랑 놀러가네. 남자친구인가봐.”

“이 남자는 또 누구? 너무 인기많은 사람은 역시 피곤해.”

사실 당신에게 영양가(?)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지만… 겉으로 보기엔 당신 주변에는 남자들로 넘쳐나고, 또 당신은 그들 사이에서 나름 행복해보인다. 대체 어떤 겁없는 남자가 그런 당신에게 과감히 다가갈까? 이런걸 풍요 속의 빈곤이라 하던가, 아무리 주변에 남자가 많아도 결국 ‘내꺼’가 없다면 말짱 헛방인것을…^^;

2. 지나친 털털함이 문제.

“제 성격이 좀 털털하긴해요. 근데 그건 장점 아닌가요? 많은 남자들이 그래서 저와 쉽게 친해지고… 그래서 제가 나름 인기도 있는거라 생각하는데… 성격이 까탈스럽다면 어떤 남자가 절 좋아하겠어요?”

물론 그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남자같은 것과 털털한 것, 여성스러운 것과 까탈스러운 것은 분명 구분되어져야한다. 어쩌면 당신의 그런 시원시원하고 거침없는 성격 때문이 이성 친구들에겐 인기가 많을지 모르지만, 그들이 이성 ‘친구’가 아닌, ‘이성’ 친구가 되기 위해선 당신 태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털털한 여자, 내숭이 없는 여자… 남자들은 이런 여자들을 자신의 이상형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그 털털함과 내숭 앞에는 사실 빠져있는 한 단어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적당히’란 단어다. 뭐든 적당해야한다. 털털하다고 해서 이성 친구랑 술마시다가 떡실신이 된다던가, 한술 더 떠서 내용물(?)을 확인시켜준다던가, 대화를 하면서 비속어를 마구 섞어쓴다던가 해서는 그들에게 좋은 친구는 될수있어도, 여자로 보이기는 조금(아니 많이) 힘들지도 모른다. 물론 당신은 이렇게 항변할것이다.

“그건 거짓말 아닌가요? 제 원래 성격이 그런데… 자기 기만 아닌가요?”뭐 그렇다면 성격대로 할거 다하고 예전처럼 친구로만 지낼수밖에…; 적당한 내숭과 애교는 여자의 특권이자 상대를 위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것도 기억해주시길 바란다. 상대에게 당신을 향한 핑크빛 환상을 심어줘도 애인이 생길까말깐데… 지나치게 털털해서는 결국 그들의 남동생, 혹은 형 취급으로부터 벗어나기란 매우 어려운 노릇이다.-_-; 우선 여성으로써의 당신 매력부터 검토해보도록하자. 주변에 남자가 많다고 자신의 매력을 가꾸는걸 게을리해선 안된다. 좋은 오빠? 좋은 이성 친구들? 착각하지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아직 솔로라는 것을… 긴장의 끈을 놓는 순간, 당신의 연애는 저 멀리로 달아나고 말것이니…

3. 헛되이 눈만 높아진다.

맨날 남자친구가 없다고 하소연을 해대면서도 정작 찬찬히 뜯어보면, 정말 남자친구가 필요하긴 한걸까싶은 사람들도 있다. 남자들이랑 같이 공부하고, 밥 먹고, 영화보고, 놀러가고… 사귀지만 않는것뿐이지 여타 커플들이 하는건 다 한다. 그렇게 놀기는 실컷 같이 놀면서 막상 그 중 한명이 고백해오면,

“미안해. 친구로썬 괜찮은데… 그 이상의 감정은 없어.”

…라는 말로 거절한다. A군을 사귀자니, B군에 비해 외모가 별로다. B군을 사귀자니 A군에 비해 덜 자상한것같다. 그렇다고 C군을 사귀자니 D군에 비해 센스가 떨어진다. 결국 A,B,C,D군의 장점들을 놓고 하나하나 비교해놓고보면 어떠한 남자라도 다 조금씩 떨어지는 것만 같다. 주변에 남자들이 많다보니 그만큼 당신의 눈도 상향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탐스러운 사과라도 결국 따지 않으면 먹지 못하고, 만인의 연인은 결국 누구 한명의 연인도 되지못한다는 사실도 기억하시길… 뭐 그걸로도 만족한다면 별로 할말은 없지만.-_-;

이상으로 주변에 일렬 종대로 학교 운동장에 가득 채울수 있을 만큼 남자친구는 많은데 정작 애인은 없다는 그녀들의 푸념과 그 이유를 알아보았다. 이성친구가 많은 여자? 물론 여중, 여고, 여대 모태 솔로 3단계 변신을 거쳐 주변에 남자는 씨가 말랐다는 여자들에 비해서는 솔로 탈출의 문이 훨씬 활짝 열려있다. 하지만 차려놓은 밥상도 결국 자기가 제대로 떠먹지 못하면, 밥상 위나 입주위에 지저분하게 묻기만 하고 당신 입안에 들어가는 밥(응?)은 결국 몇톨되지 못할것이다. 음식이 가득 차려만 져있으면 저절로 배가 부르다고 믿는가? 천만에,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을 잊지마시길. 결국 행동하는 여자만이 미남(응?)을 얻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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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모태솔로의 편

2010 2010. 12. 14. 16:33

시간은 모태솔로의 편

[매거진 esc] esc를 누르며

대학을 졸업하고 지금은 남편이 된 남자친구를 집에 처음 소개하던 날. 엄마가 물었습니다. “대학은?” “○○대.” “군대는 다녀왔고?” “네.” “부모님은 살아 계시고?” “네.” 엄마의 3대 관문을 무사통과한 줄 알고 돌아서는 저희에게 “잠깐! 고향이 어디지?”

어째 너무 쉽게 간다 싶었는데 역시나였습니다. 저는 다 기어가는 목소리로 “광주”라고 답했고, 엄마는 “설마 전라도 광주는 아니겠지?”라며 눈에 쌍심지를 켰습니다. “맞다”는 말에 엄마는 뒷목을 잡으며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안 된다”고 목청을 드높였습니다. 왜냐면 저희 집안이 ○○제과 과자는 절대 먹지 않고 전라도 쪽을 지날 때는 주유소에서 기름도 넣지 않는다는 그 유명한 ‘꼴통’ 경상도 집안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즈음 ‘불혹’이 넘도록 결혼은커녕 연애 한번 안 한 삼촌이 어느날 여자를 데려오자, 가족들은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날을 잡더군요. 가족들은 그저 ‘여자’라는 것만으로도 감사해 마지않았습니다. 서른 중반이 넘도록 솔로인 여자 후배의 엄마는, 후배가 대학모임이나 동호회에라도 나갈라치면 “오늘 밤 12시 전에 들어올 생각은 애당초 마라”며 협박한다고 합니다.

내일모레면 마흔이자, 최근 생애 첫 연애를 시작한 제 친구는 남자친구가 집에 들르면 가족들 전부가 ‘제발 자고 가라’며 몽땅 어디론가 뺑소니를 친다고 합니다. 또 마흔을 코앞에 두고 극적으로 결혼에 성공한 여자 선배는 “부모님이 재취 자리가 아닌 것만으로도 고맙다며 눈물을 흘리시더라”고 말합니다.

모태솔로, 뭐 견디기만 어렵지 않다면 이런 장점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사람이 나의 연애와 나의 결혼을 축복해준다는 것! 외모도 국적도 나이도 직업도 어쩌면 성별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 그러니 기다리십시오. 흐르는 세월은 무조건 그대들의 편일지니.

김아리 팀장 ari@hani.co.kr

기사등록 : 2010-10-14 오전 11:3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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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을 감는 시간

2010 2010. 11. 30. 11:09

조앤 롤링

실패는 내 삶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해주었다. 나는 스스로를 기만하는 것을 그만두고, 내 모든 에너지를 가장 중요한 일에 쏟기 시작했다.

삶에는 성취보다 더 많은 실패와 상처가 존재한다. 그러나 실패가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패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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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불능의 매력을 즐겨라

2050 여성살이

다니엘 헤니의 인기가 생각보다 오래 간다 싶다. 30초짜리 텔레비전 광고에 바람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그의 모습은 언제 봐도 기분 좋다. 이국적인 용모, 외로워 보이지만 구질구질 하지 않은 분위기, 폭력적일 것 같지 않은 제스처, 여자들이 그에게 환호하는 이유는 대충 이렇다. 그런데 내 생각엔 그가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할 수 있는 결정적인 이유는 한국말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이다.

말을 잘 못하니 완벽하게 그와 의사소통해야 된다는 의무가 없다. 그의 말에 귀 기울여 마음을 살피려는 감정 노동도 애써 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그가 여자의 마음을 모르느냐 하면 그건 아닌 것 같다. 드라마에서 어눌한 한국어로 한마디씩 던지는 그의 대사들은, 세상사에 지친 여자에게 눈물나도록 위로가 되는 무지개 같은 말들이다. 그건, 그 여자를 따뜻한 시선으로 늘 바라본 남자만이 할 수 있는 말들이라서 애틋하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나는 늘 너만 바라봐”라고 우기지도 않으니 좋을 수밖에.

이런 남자에 대한 여자들의 욕망이 판타지인 것도 맞겠고, 정작 이런 남자와 ‘생활의 발견’이라는 것을 하기 시작하면 관계가 꼬일 수 있다는 비애감도 틀리지는 않겠다. 그런데 그를 통해 느끼게 되는 의사불통의 매력은 아직도 의미심장하다. ‘잘생겨서 모든 것이 용서된다’는 차원을 넘어서는 이유가, 그가 아니라 우리에게 있는 것이다. 의사불통의 매력을 뒤집어 보면, 상대방과 처음부터 끝까지 늘 완벽하게 소통해야 된다는 강박관념 속에 살고 있는 우리 자신이 보인다.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자기가 저지른 일이 그의 마음에 들까 노심초사하는 소심하고 연약한 우리들의 모습이 말이다. 게다가 여자와 남자는 심지어 다른 별에서 왔다니 늘 마음을 살피고 헤아려야 한다며 애를 쓴다.

여자건 남자건 상대방을 더욱 많이 이해하려는 노력은 누가 뭐래도 소중하다. 누군가와 관계 맺고 싶은 이들의 영원한 숙제이니까. 문제는, 정작 잘하지도 못하는 소통의 중압감이 오히려 관계를 질식시키고 스스로도 괴롭힌다는 것이다. 대화라는 걸 한답시고 상대방을 더욱 다그치고 변화를 강요하다보면, 결국 ‘소통을 하고야 말았다’는 나홀로 행복감만이 남지 않겠는가? 그런데도 문제는 계속 반복되니 여자와 남자는 서로에게 외계인이라는 결론만 내리게 된다.

누군가가 열심히 만들어가는 삶이 나에게 온전히 이해되고 납득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지나친 욕심이다. 소통은 성취가 아니라 스며듬이니까. 누군가에게 스며든다는 것은 삼투압의 원리에 의해 나와 그 사람의 어떤 맥락이 황홀하게 중첩되는 것일 뿐, 온 삶이 하나가 되는 것은 아니다. 관계의 틈새를 열어둘 때, 소통의 불가능성을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을 때, 우리는 더욱 자유로워지고 상대방도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정박미경/ 자유기고가 chaos400@empal.com

기사등록 : 2006-04-25 오후 05:38:57기사수정 : 2006-04-26 오전 03: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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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unic

영자를 세상에 맨 처음 알린 이지누 사진가가

어느날 칼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결국 내 삶의 풍족함을 위해 다른 한사람을 소비했다는 말과도 같다"

세상을 향해 문을 닫고 살던 부녀를 펜으로 세상에 알린 그는

그 유명세로 인해 영자의 아버지가살해당하게되자

마음의 죄를 한가득 짊어지고 살았던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저런 고해성사같은말을 할 수 없었겠지.

그렇지만 나란 인간은...

'영자'라는 말만 없었다면 그 고해성사를

너무나 사랑하고 질투해 사랑에 실패한 사람의 후회로 읽는 사람이다.

Posted by eunic

'생산적인 연애는 극히 드물다'고

김영민 교수는 말했다.

연애가 꼭 생산적이어야 하고

그 수식어 조합이 맞나....

ㅋ 그래서 그는 독신인 걸까?

그러나 내 생각은 ...

연애는 그 자체로 생산적이다.

연애는 나를 자라게 한다.

눈물을 생산하고 그리움을 생산하고

생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비타민 같은 걸 만들어내는 것 같다.

우울하고, 외로울 때 꼭 뒤적이게 되는 삶에서 행복한 페이지다.

연애를 하고 싶다. 진하게! 찐하게!

타인의 에너지를 통해 내가 가장 크게 변화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Posted by eunic

이제 다 끝났다. 그래서작정하고서점에 갔다.

맘껏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쌓아놓고선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는다.

눈물 흘리며, 콧물 훔치며, 웃기도 하고, 추임새도 넣으면서...

정희진 선생님의 '국가의 명예'에 대한 특강을 옮긴 책을 읽었다.

(책 : 오마이뉴스-휴머니스트 공동 특별강좌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

하도 글로, 특강으로 두문불출하시기에

정말 끊은 줄 알았다. 세상에 외치기를.

아니었다. 너무나 탄복했다.

역시 그대로였다.

그 날카로움.

언어에 대한 분석과 현실, 현상에 대한 분석.

이번에 읽다가 건진 사람은 박웅현 TBWA의 ECD

(책:인문학으로 광고하다)

정말 우물안 개구리가 무엇인지를 알게 해준 사람이었다.

8개월간 미술사 책을 독파하도록 냅둔 제일기획 또한 멋지다.

Posted by eunic

만년필을 꺼내 이제부터 기도를 적어야겠다.

꿈을 현실로 만들어야겠다.

꿈만으로 끝나는 게 꿈꾸지 않는 것보다 상처가 된다는 걸 알았다.

지금도.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인정투쟁에 속이 쓰리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날 알아봐주길 기도한다.

그것이 꿈에서 현실로 첫번째 리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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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품성에 비해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사랑받은 사람으로서 받기를 기대하지 않고

이제는 베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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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라(修羅)-백석

거미새끼 하나 방바닥에 나린 것을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문밖으로 쓸어버린다

차디찬 밤이다

언제인가 새끼거미 쓸려나간 곳에 큰거미가 왔다

나는 가슴이 짜릿한다

나는 또 큰거미를 쓸어 문밖으로 버리며

찬 밖이라도 새끼 있는 데로 가라고 하며 서러워한다

이렇게 해서 아린 가슴이 싹기도 전이다

어데서 좁쌀알만한 알에서 가제 깨인 듯한 발이 채 서지도

못한 무척 작은 새끼거미가 이번엔 큰거미 없어진 곳으로 와서 아물거린다

나는 가슴이 메이는 듯하다

내 손에 오르기라도 하라고 나는 손을 내어미나 분명히 울고불고 할

이 작은 것은 나를 무서우이 달아나버리며 나를 서럽게 한다

나는 이 작은 것을 고히 보드러운 종이에 받어 또 문밖으로

버리며 이것의 엄마와 누나나 형이 가까이 이것의 걱정을 하며 있다가

쉬이 만나기나 했으면 좋으련만 하고 슬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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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과 임화의 시를 구분하게 해준 시.

나보고 뭐 그렇게 둔하냐 할지 모르지만

KAPF 임화와 백석의 시는 어딘가 닮았다.

그러다 이 시가 문제 지문으로 나왔다.

읽다가 백석은 권정생의 글과 비슷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리디 여린 잘 훌쩍이는 소년으로

평생을 살았을 것만 같다.

‘나는 가슴이 에이는 듯하다’

Posted by eunic

9월 10일 멋진 view

2010 2010. 9. 20. 12:21

회사 창으로 보이는 view가 맘에 든다.

이제까지 다녔던 회사 중에서 창을 들여다본다는 게 좋다는게,

고공 아파트에 산다는 게 이런 덤이 있구나 하는 걸 알게 해줬다.

쭉 뻗은 잘 정리된 숲과 빌딩, 그리고 아름답게 고층에서 보는 입체적인 구름들.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을 보면서 난 서글퍼진다.

왜 이렇게 행복해지기 힘든 거냐, 나란 인간은...

왜 나란 인간은 만족을 모르는 거냐.

왜 나란 인간은 눈물과 애상만 느낄 수 있는 것인가 하고

더더욱 슬퍼진다.

내가 잘 선택한 것일까.

내가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채워지지 않는, 투정으로만 보이는,

이걸 누구한테 인정받을 수 있을까.

누가 나에게 정말 위로를 해줄까.

이 시간을 잘 이겨내고 싶은 만큼...

이 시간이 하염없이 길고 길다.

Posted by eunic

하루종일 청소를 해댄다. ebs radio를 들으며.

청소를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질리지 않는다.

청소가 적성에 맞는다는 사실이 싫다.

베짱이처럼 노래를 부르면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이길 바랬는데...

개미다. 나는.

오로지 현상유지 밖에 할 줄 모르는.

옛 것이나 끄집어내서 피식 웃는 것 밖에 모르는.

뭘 해도 창조적으로 살길 바랬는데...

점점 멀어져간다.

Posted by eunic

8월 9일 멋진 구름

2009 2010. 1. 1. 09:09

거실 창으로 '천공의 섬 라퓨타'에 나올법한 멋진 구름이 잔뜩 들어와 있다.

입체감이 확 살아있는 구름이다.

이 구름이야말로 어디서 돈 주고 볼 수 없는 장관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몇 줄 쓰는 동안 예쁜 구름 3조각이 창밖으로 달아나 버렸다.

산을 오르고, 폭포를 보는 게 지겨워지면

사람들이 미래에는 예쁜 구름을 보러 상공으로 여행을 가거나

하늘에 꽉 찬 별을 보러 아프리카로, 오지로 갈지도 모르겠다는 상상을 해본다.

아름다움을 보면 감사한 마음이 들고,

이걸 꼭 자본주의 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

이게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만한 가치가 될 건가를 생각하게 된다.

그런 내가 참 천박해 보이지만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사고가 이어진다.

언니는 논산 가고, 여동생은 미국 가서 나만 혼자 있는 빈집에 앉아

뭘 하지도, 뭘 구상하지도 않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혼자 살게 된다면 정말 못 살 것 같다는 생각만 든다.

이것이 외로움인가.

Posted by eunic

대전에 면접 때문에 내려가는데

지수와 샨이가 버스를 타고 서대전역으로 마중나온다는 것이었다.

오랜만에 내 얼굴에환하게 미소가 번졌다.

지수가 메세지를 보냈다.

"이모 부담스럽지. 우리들이 심하게 좋아해서."

행복했다.

오랜만에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Posted by eunic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존재의 이유가

"그 사람 때문에" "그 사람을 위해"가 된다.

그러나 지금 보니 아니다.

인생에서 항상 맛볼 수 없는 감정의 엑스터시를 꽉 잡고 놔주지 않으려는

내 이기심의 다른 표현이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밝고 씩씩하고 당당했던 여자애가

자신의 여자친구가 되자 투정하고, 울고, 요구하고,

다른 사람이 되는 걸 그들이 못 받아들인 것 같다.

Posted by eunic

상실이 어떤 것이란 걸 알아버렸다.

세상 모든 것에 덧없음이 씌어진다.

살아가는 이유가 없어지는 것.

"고독이 아편처럼 느껴질지라도 타인만이 우리를 구원한다."

- 폴란드의 저항시인 아담 자가예프스키

Posted by eunic

2009년을 시작하며

2009 2009. 12. 31. 19:47

우리가 한 일에 대한 후회는

시간이 누그러뜨릴 수 있지만

우리가 하지 않았던 일에 대한 후회는

위로할 길이 없다.

- Sydney J. Harris

I´m walking on air

I´m on cloud nine

고양아 여기 생선 있다. 담 넘어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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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좋아하면 싫은 것 한가지.

나의 고유한 느낌과 감상의 시간을 못 만든다는 거.

항상 상대의 눈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그래서 사랑은 감정의 과잉이기도 하며 감정의 메마름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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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0년대 한 새의 멸종이 한 나무의 번식을 막는다.

나무는 자랄 뿐이다.

도도새, 날지 못해 인간들에게 모두 잡아먹혀 멸종된 새.

탐발라코크나무, 도도새가 나무 열매를 깨뜨려줘야만 번식이 가능한 나무.

모리셔스섬의 과학자들의 오랜 관찰과 연구 끝에

번식하지 않고 성장만 하다 하나둘씩 사라져 가는 탐발라코크 나무를 살려냈다.

새와 나무, 종을 넘어선 소울메이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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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는 실연한 뒤, "당신의 얼굴이 점점 커져서 온 우주를 채운다"
소용돌이 일본 만화작가의 그림이 생각나는 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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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4일 헤어짐

2003 2009. 6. 8. 00:36

나는 다케오가 나간 후에도 울부짖지 않았다.

일도 쉬지 않았고 술도 마시지 않았다.

살이 찌지도 여위지도 않았고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긴 시간 수다를 떨지도 않았다.

무서웠던 것이다. 그 중 어느 한가지라도 해버리면 헤어짐이 현실로 정착해버린다.

에쿠니 가오리의 낙하하는 저녁

이런 오기를 한번쯤은 벌여본다.

그러다 어느날 터져나오는 슬픔.

일어서지 못하고 한없는 잠속으로만 피하는 나를 만나게 된다.

모든 일엔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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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6일 YTN에서 낸 퀴즈~  (0) 2009.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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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보는데 YTN 화면 하단에 뉴스 퀴즈가 흘렀다.

독일에서 귀국하여 물의를 일으키는 사람 알아맞히기

1. 황장엽

2. 송두율

3. 황석영

셋 중에서 고르라는 웃지 못할 퀴즈를...

YTN이 쓴 문장에'물의'라는 표현을 본 순간,

사람을 한순간에 뭐 잡범처럼 매도해버리는

그두 글자에 ytn을 가볍고 웃긴케이블방송급으로 정리했다.

; 2009년에 다시 와서

노 대통령 영결식날, 영구차를 따라가고 있는데

하늘에서 노란 종이비가 내린다.

고개를 들어서 올려다보니

ytn 사옥을 지나는 추모 시민들에게

직원들이 노란 종이를 잘게 잘라 창문 틈으로 흩날리는 게 아닌가.

뭐 사안은 다르지만, ytn이 확실히 변했다는 생각을 했다.

세월이 사람들을 깨이게 하는구나.

노무현, 살려내! 구호가 잠시 힘내라! YTN!으로 바뀌기도 했다.

그래, 모두 모두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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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4일 헤어짐  (0) 2009.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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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응.

눈 감아봐. 뭐가 보여?

- 그냥 깜깜하기만 해.

거기가 옛날에 내가 살던 곳이야.

- 어딘데?

깊고 깊은 바다속... 난 거기서 헤엄쳐 나왔어.

그곳은 빛도 소리도 없고 바람도 안 불고 비도 안 와.

정적만이 있을 뿐이지.

-외로웠겠다.

별로 외롭지도 않아.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그냥... 천천히 천천히 시간이 흐를 뿐이지.

난 두번 다시 거기로 돌아가진 못할거야.

언젠가 네가 사라지고 나면 난 길 잃은 조개껍질처럼

혼자 깊은 바다 밑을 데굴데굴 굴러다니겠지.

"언젠가 그를 사랑하지 않는 날이 올거야."

베르나르는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는 언젠가는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지.

우린 또 다시 고독해지고 모든 게 다 그래.

그냥 흘러간 1년의 세월이 있을 뿐이지."

"네, 알아요." 조제가 말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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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을 시작하며

2008 2008. 12. 27. 21:51

30 역사에 남을만한 사랑을 하고 싶던 10대 시절을 비웃고,

추억이 될 만한 사랑을 하고 싶던 20대 시절을 애상하며

이제는 사랑이 전부가 아니라고 30대의 나를 위로한다 -ylstar1

31드라마 같던 세상이 다큐멘터리가 되어 다가온다-fafa5326

35 도전을 겁낸다면 꿈을 이룰 수 없다 -pinkris

37 날 꼭 닮아가는 한 존재로 인해 내 삶이 풍요로워짐을 느낀다 -shmh0221

53 사상 네번째 여성총경에 오른 경찰청 청소년 과장 봉태옥 총경은

'일과 결혼한 여성'이라는 별명을 버리고 53세의 나이에 결혼식을 올렸다

62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처음 스키를 배웠다.

그는 "후회가 꿈을 대신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늙기 시작한다"고 했다. - kaist42

94그동안 살아온 인생의 필름들을 돌려보며

그래도 자르고 싶은 부분보다

인화하고 싶은 필름이 더 많다는 것에 감사한다. -cat703

<Bravo My Life> 중에서 발췌

조금씩 내 명함을 만들어가는 것 같다.

-김남진 인터뷰, <씨네21>중에서

시간은 오래 지속된다. 선한 지향을 가진 사람일수록 더욱 단단해져야 한다.

- 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장 <한겨레> 칼럼 중에서

: 다이어리를 사면 한 해의 화두로 삼고 살아가고자 하는 말을 맨 앞장에 써놓게 되는데

올해는 이 세개였다. 내 명함을만들어가는 한 해가 되고 싶었고,

선한 지향을 가진 사람일수록 더 흔들리지 않고 꿋꿋해야 한다는 말을 되새기고 싶었다.

그런데 흔들렸다. 결국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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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입술… 따뜻한 커피처럼, S#arp

지나간 사랑으로 날 그대의 추억속에서 살게 할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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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9일 미련도 오늘까지만...  (0) 2008.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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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한의 '오늘까지만'을 택시에서 들었다.

그 사람이 너무 보고파서 울음이 나왔다.

미련도 오늘까지만~ 이라는 가사에 목이 메여와 눈물이 흘렀다.

: 그 노래가 명곡이어서 내가 눈물이 흘렀던 거야.

사랑하는 것도 그리워하는 것도 오늘로 끝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하나님이 이 기도만은 들어주시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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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나보고 사람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을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 사람들이 그러더라. 내가 널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게 행복한 거라고, 그걸 좋아하는 거라고

그런데 어쩌지...

난 이렇게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도

너랑 사랑하지 않는 사이가 되었어도 너만 사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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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을 시작하며

2001 2008. 12. 27. 21:06

'아침 저녁으로 읽기 위하여'

- B. 브레히트 시, 김남주 역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

"당신이 필요해요."

그래서

나는 정신을 차리고

길을 걷는다

빗방울까지도 두려워하면서

그것에 맞아 살해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 태어나 가장 사랑한 사람을 만났던 그 해.

나는 나로서 사는 게 아니라 당신을 위해 내가 살아간다고 생각했었다.

이 시를 어떻게 그렇게 이해했냐고 뭐라 하겠지만 말이다....

김남주 시인의 아내 광숙씨와 아들 토일이의 이야기를 아는 당시에도

사랑에 푹 빠졌던 나는 시든 소설이든 모든 걸 사랑을 노래한 걸로 읽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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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라는 존재가 나에게 따뜻한 위로를 한다.

영수 선배 이후로 참 오랜만이었다.

그가 나 때문에 흘리는지, 지난날 그의 이야기를 하다 감정에 취했는지는 모르지만...

그의 붉어진 눈가를 본 순간... 위로가 됐다.

그래, 같이 아파해주는 것 그 이상으로 더 큰 위로란 없지.

남자에게 너무나 인색한 나는 그 붉어진 눈가가 잊혀지지 않았다.

내 마음이 녹아버렸다.

중간에 일을 다짜고짜 안하겠다는 나를 설득하려 하지 않았다.

대신 잘못된 것이나 부당한 것에 결벽증적인 성격으로

내 재능을 발휘할 기회를 잃어버리게 될까봐 내 미래만을 걱정했다.

자신의 일이 어떻게 되는 건 나중 문제인 듯이.

나를 항상 아껴주고 생각해주었다.

내 재능을 어떻게 하면 키워줄까 매일 나를 혼냈던 사람.

그냥 아빠 같았던 사람.

나이 많은 남자는 항상 어려웠었는데, 그걸 극복하게 해준 사람.

그냥 무성적인 존재였었는데, 좋은 사람이기만 했었는데....

그날 그가 내 남은 생을 함께 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왜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좋은 사람과

결혼을 하는지도 어렴풋이 알 것도 같았다.

바람의 화원에서 왜 신윤복이 김홍도를 사랑하는지 알 것도 같다.

며칠 뒤,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아마 그가 아랍사람이었다면 **씨를 부인으로 거뒀을 거야.

그만큼 **씨를 생각해.

그 말을 들은 순간 표현이 너무 재밌어 웃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정말 그가 나를 아껴주었던 게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렇게 느꼈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 고맙다고 말했어야 했는데,

나는 대못 박고 나왔구나. 미안한데 이 얄팍한 자존심 때문에

전화를 못하고 있다. 내년에 해야지.

그가 혹시 내 미안해하는 마음을 슬쩍 보고 가길 바라면서 여기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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